나의 사랑하는 일기야.. 미안하다. 이렇게 또 늦게 너를 찾아왔구나. 찾기는 늦었지만 생각은 거의 매일 하였단다. 찾아 오려고 생각을 할 수록 더 너를 피하게 되는 나의 이 요상한 습관은 또 무엇일까? 조금이라도 무언가에 늦는다고 생각만 하면 포기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아주 잊으려고 발버둥 치는 나의 이 아주 요상하고 이상한 습관과 생각들… 죽기 전에 다 고치고 싶은 그런 것들이다.
나의 머릿속에 있던 중요한 project들은 비록 요리조기 피하며 꾀는 부렸지만 예상외의 ‘과제’ 를 한 것은 그래도 조금은 흐뭇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새 차를 사게 된 것이다. 8월중의 반 이상은 아마도 이것을 생각하며 살았다고 해도 될는지. 이상하게도 견디기 싫은 이번 여름을 조금이라도 잊게 하여 주었던 것… 거의 10년만에 있는 ‘새 차 사기’ 행사.. 그 동안 생각만 하면 나의 가슴이 저며오던 새 차 사기.. 왜 그럴까.. 연숙이 해가 갈수록 이제는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suburban style (soccer mom’s) minivan과 싸우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저며 왔고.. 사실 나의 신세가 괴롭게 느껴지기 까지 하였다. 경제적인 사정이 이렇게 사람을 위축시킬 줄이야.. 물론 연숙이 새 차를 사 달라고 조른 적은커녕.. 불평한마디 없이 잘 타 주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런대로 잘 너머가 주었다. 다만 길거리에서 strand가 되었을 때는 정말 panic상태로 괴롭히지만 그것도 그때 뿐..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생기만 다른 차가 있어야 하고.. 그 점점 높게만 느껴지는 차를 타려고 ‘애를 쓰는’ 모습은 꿈에서도 나타날 지경이 아닌가..
조금씩 ‘주가’가 오르는 rollover IRA를 보면서 바보스러운 제안을 하게 되고.. 연숙이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것에 나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번만은 서로가 무언가 맞았다. 그래서 거의 10년만에 조금은 걱정 없이 탈수 있는 새 차를 사게 되었다. 비록 IRA 의 balance는 떨어 졌어도 사실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이제부터 우리가 필요하게 쓸 자원이 아닌가.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렇게 쓰는 것은 확실히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해 본다. 더 비싼 차도 조금 아쉽지만 다행히 나와 연숙은 그런 것에는 그렇게 연연하지 않지 않는가? 2009 Hyundai Sonata GLS… leather 가죽시트를 하였고 gas mileage도 거의 32마일이 넘는 4기통 앞으로 유지하기도 무리가 없는 .. 사실 우리에게 과분한 차 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100% 연숙의 차로 하였다. 법적으로도 연숙의 차다. 나는 그저 옆에서 유지하는 것을 도와주면 된다. 아..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이렇게 저희에게 ‘사치’를 허락해 주셔서 조금 저의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지난 두 달은 더위를 핑계로 ‘해야 할 일’에서 거의 손을 떼었다. 조금씩 진척을 보이던 정기적인 blogging도 이제야 처음으로 붓을 들게 되었고.. php/mysql쪽도 그렇게 손을 놓고 말았다. textpattern도 그렇고.. wordpress/joomla도 그렇다. 맥없이 손을 놓고 말았다. 물론 매일 매일 머릿속을 떠난 적은 없었다. 그게 나의 특유한 병신 같은 습관/고질이 아니던가? 나라니 가 새 laptop을 사게 되어서 나에게 ‘고물’ laptop이 굴러 들었다. 생각처럼 active하게 쓰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많은 역할을 기대한다.
같은 날 밤에 다시 쓴다. 역시 Kristie건 다른 곳이건 밖에 나가서 (뒷마당이 아닌) ‘일’을 끝내고 들어 오면 정말 기분이 날라간다. 이래서 그렇게 지겹게도 느껴지던 ‘회사생활’을 했나 보다.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느낀 후에 무슨 결과를 내고 ‘살아있는 진짜 인간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후에 왔으니 이런 결과를 보는 것은 사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예측하기 어렵지 않은가? 나는 이것을 진짜 잘 알고 있다. 거의 똑같은 pattern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내일은 슬프게만 느껴지는 9/11 8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과 나의 그 동안의 커다란 생활의 변화, 나의 이러한 좋던 나쁘던 간의 기억과 추억들.. 무엇인가 혼동이 온다.
그렇다, 2000년 이후 나는 정말 커다란 ‘관’의 변화를 겪어 오고 있다. 2001년의 9/11, virtual retirement, 2002년의 장모님 타계, 2003년의 어머님 타계, 2004년의 새로니졸업, 나라니 대학입학, 2005년에 있었던 너무나 많았던 또래들의 장례식, .. 나의 우울증.. 2007년부터 시작된 나의 묵주기도생활.. 고질적이던 악습의 청산.. 정말 나의 인생에서 파란만장한 10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은 너무나 많은 변화를 보였다… 한마디로 죽음이 두렵지 않다. 너무나 두렵지 않은 사실이 오히려 두렵게 느껴질 때도 있다. 주위의 친지들의 말을 들으면 너무나 생에 애착을 보여준다. 그게 나는 그렇지 않아서 그들에게 나의 그러한 의견을 보여 주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까 걱정일 뿐이다. 그저 그들은 반 농담으로 들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나는 참 비관적인 인생관을 지금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