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방랑객, pay-as-you-go, 성모님 꽃
¶ 마리에타 사랑반 모임: 지난 17일 봄처럼 푸근한 토요일에 모처럼 (도라빌 순교자 성당) 사랑반 구역모임엘 갔다. 이번에는 도미나 구역장님 댁에서 모였는데, 무엇인가 나로써는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유는 이 댁을 처음 가보는 것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렇게 가정집에서 모이는 구역모임에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몇 년 전이었기 때문이다. 안 나간 이유는 물론 ‘내 탓이요.. 내 탓이요’ 지만 그저 게으름 때문만은 절대로 아니었다.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일부러’ 안 나간 것인데 이제는 그 이유들이 없어지거나 ‘타협’이 되어서 다시 한번 ‘세월과 성모님의 도우심’을 떠올린다. 어떨 때는 ‘그저 기다리면’ 된다는 세월과 시간의 은총이 분명히 있다. 나에게는 비교적 젊은 형제, 자매님들과 어울리는 것, 비록 내가 제일 연장자의 위치로 밀려 오르긴 했지만, 약간의 술 기운과 더불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완전한 OB (old boy)의 위치에서 말 조심을 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저 common sense만 지키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 고 마태오 신부님: 일요일에 오랜만에 성당 도서실에 들렸다. 빌렸던 고 마태오 신부님의 ‘이세상의 이방인‘을 반환하고 다른 책들을 둘러 보았다. 이곳의 진열된 책은 거의 random하게 배치가 되어 있어서 조직적으로 특정한 책을 고를 길이 없다. 그저 random browsing 을 하다가 ‘재수가 좋으면’ 원하는 것을 찾는 정도다.
그 동안 고 마태오 신부님의 책을 3권이나 다 보았기에 혹시 그 이후에 나온 고 신부님의 책이 과연 있을까 하며 어떤 책을 훑어 보다가 그 책의 ‘추천사’ 끝의 이름이 ‘이경우‘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것도 놀랄 지경인데 그 이름의 끝에는 ‘신부’라고 되어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이경우’란 신부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옛날 옛적에는 ‘이경우 농구선수’가 있었고 재동학교 시절, 나보다 5년 아래의 ‘이경우’란 여자 학생도 있었다. 그러니까 이 이름이 그렇게 희귀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 책의 바로 옆을 가만히 보니… 이것도 우연일까.. ‘영원의 방랑객, 고 마태오 지음‘이란 글자가 있는 책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바로 내가 읽었던 3권의 책 후에 나온 것이고 캐나다로 오신 후에 그곳에서의 이야기기 실린 바로 그 책이었다. 이번에는 기다리지 않고 이곳, 저곳을 난독하며 전체의 줄거리를 짐작하게 되었다. ‘쟌느 수녀, 숙과의 재회‘ 같은 것이 있었는데, 고 신부님과 여성들과의 인연들을 보며 부러운 질투 같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 책은 깨알 같은 글자로 거의 500페이지가 되어서 완독(필사 포함)을 하려면 아마도 수개월은 필요할 듯하다.
¶ Pay-as-you-go: 내가 쓰는 mobile phone의 plan에 큰 변화가 있었다. 우리 집 모두가 T-mobile의 family plan을 쓴 지가 몇 년째인가.. 그러다가 얼마 전에 새로니가 iPhone을 등산을 하다가 잃어 버린 후에 새로운 plan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사실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 family plan이 너무나 비싸다는 사실. 문제는 바로 나였다. 내가 너무나 ‘조금 쓴다는’ 사실이고 억울하다는 것이다. 한 달에 30분도 못 쓴다는 사실이 나는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나는 주로 가끔 전화를 받는 것 이외에는 이것을 쓸 이유가 없었다. 집 landline 이 Internet voip으로 바뀌고 나서 사실 전화비용은 거의 zero에 가까운데 유독 나만, 거의 쓰지도 않는 데에 $30 이상을 쓴다는 것은 낭비였다. 궁리를 한 끝에 나만 따로 새 plan으로 바꾸었는데 그것이 바로 pay-as-you-go 였고 알고 보니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안성맞춤 plan이었다. 한 달에 $3/30 분, 물론 mobile data는 없다.
Call Minute는 그런대로 문제가 없는데, No Mobile Data는 조금 신경이 쓰이는데… Wifi 가 없는 곳에서 Internet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gmail, map, streaming media같은 것들인데… 알고 보면 이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다. 내가 언제 애들처럼 ‘밖에 나가서’ 그런 Internet service가 필요한 것인가? 정 필요하면 Wifi가 있는 hotspot을 찾으면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사연으로 한 달에 $30이상 save가 될 것을 예상해서 한 달에 한번 ‘외식’을 한번 더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웃었다.
¶ Tuesday’s Flower: 지난 해 ‘레지오 미친년 사건’ 이후 계속 느끼는 ‘Tuesday stress’,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 정도로 나의 ‘야수처럼 이글거리는 분노’는 꺼지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레지오 주회합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는 성모님의 모습이 더욱 어머니처럼 느껴진다. 이분만은 우리를 지켜주시리라는 염원, 이날 주회합의 성모님 옆에는 우리 집에 봄소식을 전해준 수선화를 꽂아 놓았다. 봄소식과 함께 우리를 더욱 인자로 히 지켜 주시라는 간절한 전구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