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고 싸늘한 4월 초…
생각보다 상당히 춥고 아주 강한 바람이 부는 날, 집 안에서 보는 바깥의 모습이 너무나 따뜻하게까지 보이는 찬란한 태양의 ‘속임수’ 때문이었는지 문밖으로 나가자마자 ‘아~ 옷을 잘못 입었구나!’ 하는 후회가 있었다. 과연 그랬다, 손까지 시질 정도의 냉기를 느꼈다. 하지만 ‘녀석’은 역시 ‘견공’의 느낌은 다른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씩씩하게 걸었다. 아마도 오늘이 녀석과 마지막 날일 것 같아서 대담하게 Sope Creek까지 걸었다. 닷새 함께 있으면서 녀석은 걷는 것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듯까지 보였으니, 집에 가면 그쪽 동네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걷게 되지 않을지… 내일이면 돌아가고 다음 주에는 또 녀석을 다시 보게 되면 그때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른 새벽에 시작된 연숙의 GERD 식도 역류성 기침, 그것 때문에 조금 실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아직도 약하지만 계속되는 ‘어지럼’으로 우리 집은 솔직히 요즈음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날 희망까지 사라지는 듯 하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살게 될 것인가, 전혀 idea가 없구나… 희망조차 사라지만 우리는 정말 힘든 삶이 되지 않겠는가? 어떻게 이런 암울의 도전을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가? 정말 나도 점점 힘들어진다. 다행히 나의 육체, 신체는 아직도 버틸 수 있으니까… 그것으로 조금은 위안을 삼고 싶은데…아~ 어머님들, 성모님이시여, 저희에게 빛, 희망의 빛을 보여주소서~~ 제발, 제발…
바람은 불지언정 햇빛이 너무나 따뜻하게 보이는 유혹에 이끌려 밖에 나가서 햇볕과 바람, 그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잡초들 손을 보았다. 가까스로 string feed 문제를 고친 hedge trimmer 덕분일 것이다. 잔디가 아닌 ‘잡초’들을 깎는 것이지만 먼 곳에서 보면 거의 잔디로 보이지 않더냐? 그래 이렇게 올해도 넘어가면 될 듯하다. 이곳에 돈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는 않구나. 집이라도 팔게 되면 모를까..
오늘은 유난히도 세넷이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내일 집으로 돌아 가는 날인데.. 조금 더 정을 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구나. 이번에 가만히 보니 어찌나 귀찮게 구는지 솔직히 괴로울 때도 많았다. 집 생각이 나서 그러는 것 같은데 Ozzie와 참 다른 모습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 화가 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오랜 시간 봐주는 것은 가급적 사양하고 싶을 정도다.
오후가 되면 이렇게 하염없이 밖을 보며 거의 우는 소리를 내는 녀석, 분명히 자기 식구들 특히 Luke가 그리워서 그런 것 같은데, 불쌍하기도 하고 은근히 화까지 나기도… 우리는 그렇게 잘 봐주고 싶은데… 가급적 신나게, 편안하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지…
매섭게 바람이 부는 날, 또 하루가 지나간다. 이번 주 완전히 쉬기로 해서 편하기는 하지만 머릿속은 그만큼 평온하지는 않구나. 할 것을 못하며 산다는 미안함, 바로 그것이다. 그래도 이유는 분명히 있지 아니한가?
오늘도 ‘은근히’ 기대 했던 ‘시동’거는 것, tax return 하는 것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구나. 왜 이럴까? 왜… 왜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것일까? 부엌 range hood 일도 100% 끝난 것이 아닌데…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왜 이럴까, 왜 게을러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