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온 후에 겨울답지 않은 겨울을 보내면서 자주 ‘추운’겨울을 그리곤 했다. 그리곤 고국 부산의 겨울날씨를 이곳과 비교하기도 했다. 내가 부산에 살아 보지는 않았지만 듣기에 부산의 겨울은 눈이 일 년에 한번정도 내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겨울이 그랬다. ‘재수 좋으면’ 한번 정도 시원하게 내리곤 했으니까.
이번 주에 겪고 있는 이곳의 겨울은 부산이 아니라 서울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공식적인 기록은 아직 모르지만 아마도 계속해서 거의 일주일동안 계속되는 한파는 처음인 듯하다. 처음에는 밖에 주차가 된 차의 시동을 거는 게 귀찮은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 정도가 아니고 거의 괴로울 지경이다. 이곳의 따뜻한 날씨에 20년간 적응이 잘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
그동안 잊고 살았던 두꺼운 스웨터를 다시 찾게도 되었다. 그리고 아~~ 겨울이 이랬지.. 하는 아득한 오래전의 ‘진짜’겨울을 생각케도 되었다. 어제는 급기야 눈까지 합세를 하였다. 많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길을 하얗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절대로 녹지도 않는다. 학교가 쉬게 되어서 밖에 나와서 우리 어렸을 적에 많이 보던 진짜 아이들의 모습으로 변했다. 썰매를 타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크리스마스 전에 일어났다면 아주 멋있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사실은 기분이 포근해지고.. 아주 감상적이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