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그야말로 ‘꼬박’ 새고 결국은 일어난다. 4시 조금 넘어서… 허~ 이번에는 완전히 숙면습관에 대한 자부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4주 이상 국외체류, 그것도 지구 정반대 쪽의 모국, 낮과 밤이 완전히 정반대인 곳에 머물렀던 이유에 의한 jet lag 의 후유증, 시차적응을 현재 나는 5일 후에도 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모든 것이 나는 현재 몸과 마음이 최악의 상태라고 선언을 하고 싶다.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의 심리, 정신상태, 아니 영적인 위기를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은근히 겁, 아니 무서움, 공포감까지 나를 괴롭히는 이 긴긴 밤을 어찌 뜬눈으로 누워있을 수 있단 말인가? 과연 언제까지… 언제까지…
오늘도 외출을 상상도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저 쉬고만 싶었으니까.. 어젯밤 거의 잠을 못 잤으니 분명히 정오 전후로 잠이 올 것을 예상했는데 오늘은 아예 늦은 아침부터 잠이 쏟아져서 그런대로 짧지 않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이것으로 못 잔 잠이 보충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것으로 대만족이다.
10월 마지막 날, 그러니까 Halloween저녁에 이곳엘 도착했으니 오늘로서 6일이 지났는가? 이제는 서서히 완전히 정상 일과의 날로 돌아와야 하는데, 몸은 자꾸만 그저 쉬고 싶다. 모든 것, 특히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는 것도 아직은 피하고 싶은데… 이것이 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하나 둘씩 잊게 되는 것은 아닐지, 그것이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그래, 오늘 내일 사이로 ‘그야말로’mental unpacking을 시작하는 것도… 마침 내일 연숙이 나라니 babysitting을 하러 간다고 하니 timing은 괜찮구나.
불현듯 경기도 안양 남쪽 군포시 금정동 수경이, 산본 전통시장, 동서형님 래미안 22층 아파트 등이 그리워진다. 또한 그곳에 살던 사람들도 왜 그렇게 나의 식구처럼 보고 싶은 것인지?
지나가는 생각에 아 그렇구나 단톡방을 만들면 가끔 그리움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구나, 모두들 그런대로 카톡은 익숙하니까… 급하게 만들어서 우선 6명이 모이게 되었고 곧바로 몇 마디 인사말을 나누게 되었다. 이것으로 연숙이 쪽 친척들과 가끔 사는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만큼 내가 외롭고 사람들이 그립다는 증거일 것이다. 단톡방 이름을 ‘수경이네’라고 한 것도 YouTube Channel의 ‘일본거주 박가네’와 비슷한 맥락에서 괜찮은 이름으로 들리고…당장 이곳으로 수경이네 김서방이 명동성당 갔을 때 찍은 사진을 올려주었다. 이 김서방, 참 사람이 이렇게 좋은데… 다만 ‘하룻밤 최고 소주 3병’ 습관이 문제로다.
우리 집 양양이, 이제야 조금 안심이 된다. 우리가 돌아올 당시 표정이며 몸동작에 염려스러웠다. 먹는 것 문제보다는 갑자기 텅 빈 집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충격을 받은 듯했다. 먹는 것이 점점 줄어들어서 급한 김에 Temptations cat treat를 Sam’s Club에서 사다가 조금씩 주었더니 그것만은 게걸들린 듯 먹어 치운다. 비록 자기 밥은 아직도 너무나 적게 먹고 있지만 그것이 문제인가. 하루가 다르게 몸이 활발해지더니 급기야는 내가 귀찮을 정도로 나의 desk 위로 올라오는데… 그야말로 hyper인 것이다. 과연 이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까? 아마도 그런 듯… 아~ 이 양양이하고 인연이 있는가, 그저 그날까지 건강하게 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