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yard Comes Alive, Short Depression
은총 가득한, 영광스런 그런 날씨의 도움은 신비한가, backyard의 잔디, 대부분이 잡초류지만, 모두 멋지게 깎고 보니 정말 멋진 모습이 되었다. 이사올 당시 송림숲이었던 이곳이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때 송림도 좋았지만, 역시 진화는 이런 것인가…
Fan Heater가 다시 돌아가고 긴 팔 옷을 다시 입고, 모든 창문들이 활짝 열려있다 못해서 house fan까지 동원했던 지난 며칠이 무색하게도 오늘은 완전히 ‘겨울’로 돌아간 느낌이다. 40도대로 다시 떨어진 아침, 우울한 공기와 더불어 더욱 냉정하게 나를 맞는다. 더욱 더 싸늘한 것 같은…
어제 저녁부터 나를 찾아온 ‘깜짝 우울증’이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희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듯한 어두움이 나를 완전히 감싸고 있었다. 작고 안 보이는 이유들이야 몇 가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이렇게 우울하게 만들 수가 있단 말인가? 나의 성모님, 하느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시단 말인가? 느낌은 물론 생각하려고 해도 ‘그들’ 의 존재가 전혀 느껴지지, 보이지 않는다. 깜깜한 모습만 보일 뿐… 지나간 십여 년 동안 나와 가까이 계시던 은총의 절대존재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잘못하며 살고 있는가, 나는? 이것이 악마의 정체라면 예수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시단 말인가?
오늘은 지금 같으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축 늘어지고 하루 종일 잠이나 자고 싶은 유혹이 너무나 강하지만, 그렇게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그 정도로 모질지 못한 ‘못난 인간’임을 내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사실 그것이 더 이상 굴러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작은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중간만 가라’ 라는 나의 좌우명, 그것으로 사는 것, 쉽지 않다. 조금 더 명랑하게, 즐겁게, 유머러스하게, 너무 심각하지 않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왜 그렇게 심각하게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느냐 말이다. 믿음, 영성 등이 그렇게 심각한 것인가? 결과적으로 행복하고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나의 믿음, 종교, 영성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죽을 것 같은 각종 걱정, 근심들, 대부분 소소한 것들이 모인 것들, 벗어나려는 노력에 ‘안 보이는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무조건, 지체 없이’ 뒷마당으로 나갔다. 어제 저녁에 도착한 string trimmer cap으로 재무장을 하고 back yard를 ‘춘향이 얼굴’ 처럼 말끔하게 2시간 노동으로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조금 우울증 증세가 사라지는 것에, 이번에는 예정된 외출, CT-SCAN을 받으러 Tucker Heart Specialists Office에 다녀왔다. 이것으로 일단 이번 유혹은 막을 내릴 것이다. 나는 나를 잘 알기 때문에, 안다. 오는 길에 H-Mart에 들려서 어제 맛을 보았던 ‘쌀 라면’ 을 sale 가격으로 더 사왔다. 점심을 미루었기에 이제부터 콩나물 밥을 먹게 되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 이런 happy ending이 나에게는 가끔 필요한 것이다. 원인도 없는 이런 것들, 분명히 evil spirit의 장난일 것이다.
오늘 이렇게라도 빨리 우울증에서 벗어난 것, 아마도 ‘외출 효과’가 도움을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 가급적 외출과 귀가의 신기한 힘을 잊지 말자, 절대로… 앞으로도 우울함의 악신이 공격을 해오면 반드시 나의 방을 벗어나고, 뜰로 나가서 일을 하고, 더 나아가서 외출, 그것도 보람 있는, 은총을 받을 수 있는 일로 외출, 귀가를 하는 것, 그것을 잊지 말자!
귀가해서 먹었던 콩나물밥은 정말 기막힌 맛이었다. 이것도 나의 짧은 우울증을 빨리 잊게 하는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