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베이글, 문짝, 가을의 추억~

지난 밤은 적시 適時에 바꾼 ‘겨울 이불’ 덕분에 몸을 오그리며 새벽을 맞지 않아서 훨씬 편했다. 정말 계절은 서서히 분명히 바뀌는 것을 의식적으로 느끼게 되는데 이런 것들 역시 나이의 선물인 것 아닐까? 경험의 축적~ 이런 작은 경험들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물들의 고유한 능력이 아닐까.. AI 어쩌구 하는 인간들, 나는 도저히 그들의 극단적인 낙관론을 이해할 수가 없으니… ‘의식’자체도 복제, 아니 생성, 만들 수 있다고, 그야말로 ‘shut up & calculate!

이른 새벽 ‘자연의 부르심’을 받고 다시 자려고 했지만 역시 6시 훨씬 이전에 일어나게 되었다. 꿈 속을 헤맨 것은 순식간에 잊고 일어나게 되었다. 어제 저녁 비를 맞았던 front door도 궁금해서 garage에 나가서 조금씩 paint를 벗기는 일을 시작했는데 거의 한 시간이 지나갔으니.. 이런 일들 정말 ‘시간 도둑’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얼마나 paint흔적을 없애야 하는 것인지, 그것이 현재 나의 문제다. 모두 벗겨내면 물론 앞으로 오래 갈 것이지만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우리 나이를 또 떠올리며… 아~ 이런 나이를 살고 있구나, 우리는…

아침 메뉴에 다시 등장한 것, bagels 베이글, 나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것이 왜 맛이 있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특히 굽자마자 재빨리 딱딱하게 변하는 사실이 더욱 싫고.. 하지만 일단 먹기 시작하면 그런대로 괜찮고.. 이것이 베이글의 숨은 매력인지.. 좌우지간 연숙이 그렇게 좋아하니 나도 협조를 해야지..

 

비에 조금 젖은 이 ‘문짝’, 서서히 paint를 벗겨내는 작업은 일단 시작되었다. 이 paint는 최소한 2 coating 의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것, 처음 것은 1992년 이사 올 당시 dark brown, 이후, 아마도 2000년대 경에 그 위에 내가 칠한 green paint. 그러니까 그 동안 한번도 paint를 벗겨낸 고역은 없었던 것. 이번에는 다시 덧칠할 용기는 없고, 모두 벗겨내고 새로이 시작을 하려는데… 아~ 정말 이것 보통 일이 아님을 알게 되는데..  그래도 perfect tools 2종류의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면도칼과 putty knife가 그것들, 이것이 없으면 시간은 무한정 걸릴 듯.. 그야말로 시작은 반일 거고, 나머지 10%에서 90% 시간은 기정사실..

이 문짝의 바깥(실외)쪽이 paint로 칠해져 있지만 안 쪽(실내)은 ‘다행히’ 은은하고 얌전한 stain이어서 안쪽의 작업은 거의 순식간에 끝난 셈이다. 벗겨낼 것은 물론 하나도 없고 가볍게 다시 stain을 헝겊으로 문지르는 정도의 작업이니.. 앞으로 집안의 오래된 가구들도 이렇게 다시 stain job이 필요한 것들에 조금 자신이 생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다시 ‘찾아낸 것’, YouTube에서 download해 두었던 ‘추억의 가을 video’들 중에 지난 2년 간 제일 많이 보았던 것을 다시 찾아 본다. 아마도 1940~50년대 미국 각종 ‘주간지, 잡지’ cover에 나온 ‘가을 관련’ 된 것들과 함께 당시의 가을음악, 노래들.. 이것은 우리 같은 baby boomer 세대 이전 그 부모 세대 (great generation)들의 명곡들이지만 우리들은 어린 시절 많이 보았을 듯한 그런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것들. 이것을 보고 듣는 시간 그 자체는 거의 시간이 정지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1950년대 어린 시절 주위에 많이 보였던 미국잡지들이 상상적’으로 떠오르기도 하고, 젊었던 우리들의 어머님들의 모습과 함께.. 아~ 가고 싶다, 그때로 그때로… 가고 싶구나..

갑자기 ‘힘들 일’에 도전하는 노구의 남편이 안쓰러웠는가, 연숙이 오늘은 특별히 그녀가 개발한 독특한 맛의 homemade 짬뽕을 푸짐하게 준비해 주었다. 이런 때, 이런 편하고 맛있고 행복한 시간들이 낙엽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2025년 가을이 되고 싶구나…

하루를 문짝으로 시작해서 문짝으로 끝맺음을? 정말 귀찮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대로 포기하고 싶기도… 결국 99% 정도 paint를 모두 벗겨내었다. 아주 힘든 edge, corner들은 결국 포기하게 되었는데, 잘못해서 상처라도 남기면 그것을 고치는 것은 더 시간이 들 것이니까..  드디어 priming을 시작했는데, 그때의 기분은 정말 날라가는 듯한 것… 이제까지 paint 를 칠하면서 priming을 하는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일 거다. 나는 이것의 필요성을 별로 알지 못했던 것, 나의 무지였던 것…  이제는 ‘마음 놓고’ 마음껏 칠하고 싶은 색깔의 paint로 brush를 휘날리는 신나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