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몇 시인가? 오후 4시!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어제 저녁 예수수난 금요일 밤 미사를 늦게 끝내고 왔기에 아침은 사실 편하게 늦게 일어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도 그렇게 되었다. 조금은 과소평가를 한 것이, 어제 아침에 코로나 2차 booster shot의 후유증을 지난 밤에 뚜렷이 느끼기 시작하고 고통까지는 아니어도 몸이 불편한 것은 분명했다. 이런 이유로 아침이 지나고 나서 다시 침대로 후퇴를 하게 되었고… 조금은 실망스런 하루가 되었다. 하지만 오후 8시의 부활성야 미사가 있으니까, 그것으로 오늘 하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지난 밤 새벽부터 빗소리가 그런대로 들리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덥기까지 했던 것이 그런대로 촉촉히 적셔지는 느낌은 참으로 좋았다. 비록 조금 외로움을 느끼는 하루가 되고 있지만 이런 날씨가 나를 조금은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 차분하게 차분하게 바티칸 십자가의 길 프로그램을 전부 지켜 보았다. 성야미사도 생방송이 조금 전에 끝이 나고… 이제는 우리 성당차례인가…
어제 저녁의 성금요일 순교자 성당 미사, 큰 차질 없이 참례를 하였다. 성 목요일의 것에 이어 연속으로 우리는 평소에 못보고 지냈던 낯이 조금씩은 익은 교우들을 보거나 만나기도 했다. 게다가 성가대의 모습은 얼마나 오래된 광경이었는가? 거의 2년 전 이상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

사순절 동안 교중미사 전에 하는 십자가의 길, 우리는 그것을 한 번도 할 수가 없었다. 8시 반 미사 이후에 곧바로 성당을 나오곤 했기 때문이다. 은근히 섭섭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레지오 시절과 10시 반 미사 시절이 그립기도 했다. 올 사순절 이것 한번도 못할 뻔 했지만 어제 성금요일 미사 전에 ‘간신히’ 참가할 수가 있었다. 그것으로는 조금 아쉬웠을까… 오늘 아침에 어제 바티칸 옆 콜로세움에서 했던 교황님 주재의 십자가의 길 녹화된 것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몇 년 전에도 보긴 했지만 올해 것은 더 감동을 받았다고 할까… 그래도, 나는 작은 노력을 하며 사는 것, 이것만은 자부심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