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빌 순교자 성당 ‘본당의 날’

제시간에 일어났다, 감사, 감사, 여하튼 나의 ‘이만갑: 유난히 크고 높이 보이는 십자고상에 매달리신 우리 예수님, 이제 만나러, 보러 갑니다’~ ~  어두움을 헤치며~ 밝아오는 동녘을 향한 I-285 질주를 하며~~ 그곳으로 그곳으로…  오늘은 유별난 꿈이나 생각의 유혹이 없었기에 조금 미사 참례가 수월한 것인가. 감사합니다…

아~ 도라빌, 도라빌.. 아틀란타 한인 이민역사가 시작된 곳 (1970년대 초).. 비록 지금은 대부분의 한인주류들은 Hispanic들에 밀려서 북쪽 교외로 올라갔지만 그래도 이곳은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아직도 분명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고 이곳에 ‘버티고’ 있는 ‘우리 순교자 성당’의 역할도 상당한 무게를 주고 있다. 이민 초기의 ‘원로 교우’들의 노력으로 거의 cathedral급의 이런 멋진 본당을 갖고 사는 것, 이것은 한마디로 은총이 아닐지.. 그래서 본당의 날은 더욱 더 뜻 깊고 빛나는 것 아닐까? ‘현대판 경제력’을 가진 주류는 썰물처럼 빠져나갔어도 남은 ‘역사적 주류’는 아직도 건재하니, 내가 살아있는 한 문제가 없다.

이날은 본당의 날,  주류가 주축이 된 축제가 있는 날이지만 이 성당의 현재 주류는 지난 10여 년 동안 거의 세대교체가 ‘강행’되고 있는 듯 보여서 솔직히 우리들은 ‘밀려나는’ 느낌을 가끔 착각적으로나마 느끼는 것. 제발 착각이기를 바라는데, 과연 어떨지…

오늘도 지난 주일에 이어서 신임 ‘좋은 인상’ 부주임 조성재 요한 신부님 집전, 집전의 모습이나 강론 등 하나도 ‘하자’가 없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의외적, 놀랄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최상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특히 파견 강복 직후 퇴장 시 환하게 미소를 지으시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도 좋았다. 이것으로 일주일 치 삶의  에너지를 얻는 기분까지.. 아!~ 주일미사의 무게를 다시 느낀다.

떠나며 차를 타려는데 누가 ‘이형!’ 하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아~ Y요셉 형제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이제는 나도 그 못지 않게 반갑기만 한데, 오늘은 얼마 전 우연히 백 형제를 만났다는 이야기, 그때 우리가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것도 알았다고 한다. 언제 셋이 모여서 소주라도 나누자는 그의 말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래, 비록 등대회는 물 건너 갔어도 이 형제님은 그것과 상관이 없지 않은가? 본래 나답지 않게 한번 이 남자들과 따로 만나는 상상까지 하는데.. 이것이 상상인지 생각인지 나도 잘 모른다. 내가 예전보다 시간적으로 덜 바쁘고 더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한번 ‘생각 실험’을 해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성당 아침 미사 직후의  이 시간에 개장을 하는 도라빌 H-Mart, 이제는 습관적인 shopping이 되었다. 어찌 보면 이곳은 우리에게 너무나 편리한 곳이 되었다. 이곳이 없었으면 어디서 이렇게 ‘초 현대판 supermarket’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대한민국의 뛰는 듯한 위상에 걸맞은 upscale 한 곳으로… 세월에 따른 노화는 싫지만 이런 다른 고향의 ‘발전’은 자랑스럽고 기다리며 살았던 보람도 있지 않겠는가? 이것도 ‘오래 살고 볼 거다’의 한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긴 것은 어제 산 것처럼 멀쩡하지만 ‘심장’이 멈춘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살펴본다. 이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 어려운 결론이다. 예전에는 고치는 것이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었지만, 심장 격인 prime motor를 고칠 수 없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것은 끝났다. 이런 기회에 조금 더 최신, 아니 근래의 것으로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