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이 바로 ‘추석날’이구나.. 이미 이틀 전 도라빌 순교자 성당 주일미사에서 추석상차림 예절을 했기에, 그러니까 성묘를 한 셈이어서, 이미 추석이 지난 듯한 느낌이지만 사실은 오늘이구나… 추석의 본향인 고국은 이제부터 기나긴 연휴라고… 작년 10월 그곳에 갔을 때 그곳의 삶의 현장, 모습을 직접 피부로 접했기에 이제는 예전에 비해서 더 실감나게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런 것들은 아무리 virtual 인터넷으로 접해도 직접 같은 곳에서 냄새를 맡고, 눈을 마주치며, ‘유난히 큰 목소리’를 듣고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잊고 살았던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한가위 카드’를 보낸다. 예년과 다른 것이 있다면 보낼 대상자가 이곳보다 저쪽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이것은 나의 이곳의 사회적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은 아닐지. 별로 생각을 안 하다가 어제부터 조금씩 보이는 이 카카오 카드들을 받아본다. 알고 보면 이것처럼 손쉬운 인사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조금 멀게 느껴지고 있었던 여러 사람들과 다시 이렇게 인사를 나누니 나의 마음도 편해지고 행복해지고…
¶ 오늘의 YMCA workout, 본격적으로 모든 학교가 시작된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간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열기와 함성, 그 뒤로 indoor track, gym도 이렇게 텅텅 비어가는가, 그들이 빠져나간 이후 이곳에 자리를 잡았던 pickle ball senior group들 조차 오늘은 하나도 안 보이고, 우리 둘만 걷는다. 조용하고 평화스런 분위기는 좋지만 그만큼 우리의 나이를 의식하게 되는 외로움도 만만치 않게 느끼게 되는데 순간들…

이후 ‘약속대로’ 점점 정이 들어가는 Wendy’s 에 들렀다. 익히 보던 서비스 만점 ‘흑인 아줌마’가 안 보인다. 그렇게 자상하고 친절한 사람도 없다. 그런 사람과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각종 ‘서비스 비밀’을 듣는 연숙의 모습이, 솔직히 부럽기도 한데… 이곳엘 가면 우선 Dr. Pepper의 ‘요상하게 묘한’ 맛이 그려지고.. 아직도 먹음직한 Dave’s Single의 푸짐한 beef로 포식감을 되살린다.
오늘은 오후 늦게 이 ‘포식’의 영향으로 거의 2시간을 family room에서 ‘추위를 느끼며’ 쪼그리고 낮잠을 잤으니.. 시간은 비록 너무나 아까운 것이었지만 대신 달콤한 낮잠의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절대로 후회는 없구나.

¶ 이제는 나도 ‘발을 뺄 수 없는’ 10월 6일의 이화여대 동창 합창발표회, 오늘 리허설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솔직히 사진의 마술인지, 아니면 합창의 마술인지.. 정말 요새 드물게 느끼는 ‘멋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 비록 저물어가는 한해, 그리고 인생이지만 이런 색다른 활동, 그리고 사진의 유산이라도 남기는 것, 얼마나 멋진 일인가? 연숙의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 전형적이긴 하지만 조금 색다른 웃음일지도…
¶ 드디어 건주의 소식이 ‘추석 카톡’으로 왔다! 그 동안 조용하던 친구, 한 동안 은근히 건강 걱정까지 하며 지냈는데 추석 덕분인가, 간단하지만 반가운 이런 text를 받았으니… 관심은 역시.. 이 text를 건주가 직접 typing을 해서 보냈을까… 하는 것. 그렇다면 그 동안 건강이 이렇게 좋아지고 있는 것인지….작년 10월 거의 반세기만에 다시 본 이 친구와의 극적인 만남이 꿈처럼 다가온다. 친구야, 다시 건강하게 되어 예전의 멋진 글 솜씨를 보여주라… 그리고 가까운 시일에 다시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는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