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m & Rainy Epiphany

오늘은 Epiphany, 주님공현대축일, 날씨가 조금은 예외적, 아니 가관이라고 할까… 어떻게 연말 연시가 거의 봄보다 따뜻하단 말인가? 게다가 이제는 ‘열대성’ 느낌의 줄기차게 내리는 비… 하지만 오늘부터는 급강하, 새벽에는 snow flurry 의 가능성도 있으니… 그래, 이것도 정상인 거야…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 거야… 내일 나라니가 직장일을 하러 온다고 하는데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적지 않아서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성당엘 간다. 무척 오랜 시간이 흐른듯하니… 그제 car battery가 ‘잠깐 죽었던 것’이 조금 신경이 쓰이지만, 그래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편안한 심정으로 대처를 하면 되는 거야…

12월 21일 화요일 봉사자 성경공부와 정오미사 연숙의 판공성사, 그날 이후 처음으로 그러니까 12일만에 순교자 성당엘 다녀왔다.  ‘겨우’ 12일인가, 아니면 너무 오랜만인가… 종잡을 수가 없구나. 하기야 성탄, 새해까지 의무대축일을 모두 집에서 보냈고, 게다가 가족적인 코로나 비상, 자가격리까지 겹쳤으니 오랜 세월인 듯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오늘 주님공현대축일 미사참례를 시작으로 새로운 각오로 2022년을 시작하게 되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은 밤새 내린 비, 어두운 하늘에 내리는 가랑비 등등의 여운으로 성당은 조용하게만 느껴졌고 신부님도 ‘오늘 같은 궂은 날, 1월 2일에 미사 참례한 신자들’을 특별히 언급하신다. 영성체 할 때보니 고정멤버들은 거의 다 눈에 뜨인다. 역시 그들이 미사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레지오 옆자리 동지 김아가다 자매와 반갑게 새해인사를 했고 전스테파노 형제는 parking lot에서 신년인사를 나누었다. 이런 것들은 주일 하루를 지탱하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하지만 반대로 일요일 고정멤버, 아가다 자매 모녀가 안 보였다. 기침으로 올 수가 없었다고 안나 자매와 연락이 되었다. 일요일 아침의 즐거운 시간은 반으로 줄었고, 나중에 들은 아가다 자매의 건강(정신)상태로 무거운 기분이 되었다. 그 동안 의심스러웠던 것, 치매, 조금씩 심해지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이냐..그것인데…  장기적 대책은 아직 무리인 듯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대처하는 수 밖에 도리가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기도, 기도, 기도는 물론이고… 아~ 시간과 세월의 횡포여~~

모처럼 ‘Catholic Sunday’ 오후의 편안하고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맛본다. 왜 그럴까? 왜 주일미사 후 귀가해서 나의 보금자리 desk 에 발을 올려놓고 ‘무상의 느낌’을 맛보는 순간 순간… 이것이 나의 생명의 샘을 느끼게 한다. 이런 순간들을 더 많이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소한 오늘의 나머지는 이런 순간들의 연속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의 한국 TV drama를 ‘무심하게’ 보는 시간, 나는 너무 좋다. 무언가 ‘공부하는 각오로’ 그 당시의 고국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너무나 좋다. 목표는 그 이후로 조금씩 조금씩 접근하는 것… 하지만 나는 그렇게 편안하지 않다. 나의 세대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들이 불편한가?

결국 아가다 자매도 코로나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면 안나 자매나 그 집 식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제는 피할 도리가 없는 것인가? 증상이 별로라서 큰 걱정은 안 하지만.. 누가 알랴? 그저 조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