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ggy holiday mood..

다시 12월이 되었고, 성탄과 연말을 향해 시간과 나의 머리가 줄달음을 치고 있다. 휴일느낌의 포근함과 무엇인가 ‘정리’가 되지 않고 무엇인가 또 했어야 한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나의 머리를 사로잡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필요한 ‘선물’에 대한 압력(?), 연말과 새해로 인한 나의 나이에 대한 착잡한 생각……참, 이런 느낌을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다 같이 겪는 것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그런 느낌을 나눌 수 있고 들어주고 들을 수 있는 그런 ‘인간’이 나는 그립다. 아마도 그게 친구란 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런 면에서 나는 친지 최형이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중의 하나다. 그는 그 포근한 감정을 만끽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자랑하고 있다.  나는 그것들의 어느 것도 가지고 있질 못하다. 그런 면에선 나는 참 불행한 남자다.

얼마 전부터 다시 오래 전의 기타를 손에 잡았다. 구역모임, 엄 형제 댁이 귀국할 때, 남 형제 집에서 모였을 때 거의 즉흥적으로 모두 노래를 불렀다. 그때 거의 또 우연히 그 집에 기타가 있었다. 그래서 연숙과 둘이서 우리들의 ‘영원한 듀엣’ 곡 드림드림을 부르게 되었다. 물론 나의 목청이 수십 년(?)동안 침으로 막혀있어서 결과는 뻔 했지만 기분은 무척이나 상쾌하고 즐거웠다. 그 후로 다시 나의 먼지가 소복이 쌓였던 ‘사랑하는 기타’를 꺼내게 되었다. 기타 줄이 낡아서 소리는 뻔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의 기타에 대한 모든 것을 진땀 나게 기억을 해야만 했다. 코드도 다 잊고, 손끝의 통증이 고통스러웠지만 역시 기분만은 즐거웠다. 

Cobb Central Library의 concourse 의 널찍한 desk에 앉아서 뽀얗게 안개가 자욱한 밖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묘지가 창문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그곳에는 내가 알기로 미국 남북전쟁의 dead veteran들이 묻혀 있을 듯하다. 경사가 심하게 진 언덕전체가 하얀 비석으로 조밀하게 채워져 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그곳에 묻히게 되었을까? 무슨 사연들을 다 가지고 있을까? 그들의 가족들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고국과는 너무나 다른 묘지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 세상에 나와서 다시 갈 곳으로 간 것은 틀림없지만 어쩔 수 없이 시대를 잘못 만나서 아마도 훨씬 평균수명의 몇 분의 일도 못 채우고 이 세상을 떠났으리라. 아마도 그것도 그들의 운명이 아닐까?

이제는 이곳 도서관이 익숙해져 가고 있다. 벌써 2달이 되어 가나보다. 10월19일 날 처음 ‘용감’하게 나의 closet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물론 전부터 계획을 세워서 나온 것은 아니다. 거의 ‘불현듯’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뿐이다. 전부터 식구들의 ‘충고’가 조금이라도 도움은 되었을지 모르지만 역시 나는 그렇게 남의 말을 듣고 바로 행동에 옮기는 그런 ‘쉬운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연숙이 나의 도서관행을 전적으로 찬성을 하고 동의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이 착잡하기도 하다. 내가 집에 없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권리’라도 찾은 것 같이 느껴진다. 어찌 아니랴? 내가 그렇게 집에 뿌리를 내리고 칩거한지가 거의 10년이 되어가지 않는가? 참,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나라니 에게 차를 뺏기고(?) 더 변명할 구실도 생기고, $$에 대한 거의 ‘공포감’도 한 몫을 하고..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는 내 차(?)도 생기고, 나의 used laptop도 나라니 의 도움으로 생기고, 조건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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