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Ozzie와 함께 있게 되었다. 원래는 내일 주일미사 후에 귀가하면서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내일 미사를 결하기로 해서 어쩔까 했는데 새로니가 오늘 우리 동네에 올 일이 있어서 아예 오늘 데리고 온 것이다. 내주 화요일 새로니는 새로 시작한 federal government job 의 연수차 out-of-town을 하기에 조금이라도 Richard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Ozzie를 우리에게 맡기는 것인데 사실 나도 정신이 혼란스러워 조금 부담을 느꼈지만 사실은 그것과 반대의 효과를 볼 듯하지 않을까… 이 녀석이 나를 정신적, 신체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보기와 달리 매섭게 바람이 세차게 불며 40도에도 못 미치는 날씨, 녀석과 오랜 세월 걷던 같은 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왜 그렇게 녀석이 그렇게도 반갑던지.. 지난 며칠 너무도 정신적으로 평화를 잃고 살아서 그런가? 구세주를 만난 듯한 기분도 없지 않았다.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감정은 100% 통하니… 조금은 덜 외로울 것 같은 희망도 생긴다. 또한 매일 매일 같이 걷게 될 것이니 최소한 나에게 적지 않은 활력소를 줄 것 같은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을 보러’ 매섭게 추운 깜깜한 새벽의 backyard로 둘이 뛰어나가는 것은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냐?
어제는 정말 하늘조차 암울한 그런 날씨였고, 오늘은 비록 해는 솟겠지만 기온은 전형적 겨울이다. 옷들도 모두 제일 두껍게 끼어 입고, 특히 양말은 두 겹으로 무장을 하고, space heater는 ‘강 强’으로 올리고, 모든 blind들은 깜깜하게 닫히고… 아~ 그렇구나, 이것이 이곳의 정월의 모습이었지…
어제 아침에 다시 ‘돌아온 어지럼증’에 놀란 결과 이제는 약간 이런 일들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그래, 아주 큰 일로 발전만 안 한다면 우선은 침착하게 이 작은 ‘수난의 시간’을 견디면 될 것 아닌가? 이것은 연숙의 말이었다. 문제는, 아무도 아무도 심지어 의료진 조차도 자신 있게 예측할 자신이 없어 보인다는 것, 그러니 모르는 것들은 결국 기도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는 그래도 행운이다, 막강한 기도의 신비에 의지할 수 있으니까…
어제 그래서 문득 서울에 사는 조시몬 형제가 생각이 나서 카톡으로 ‘조용한 기도’를 부탁했고 곧바로 답을 얻었다. 처음에는 내가 아픈 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베로니카라고 정정을 해 주었다. 이 친구도 text를 성급하게 읽는 모양… 형님이 얼마 전stroke로 고생을 했지만 현재는 정상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위안과 힘을 얻는다. 고마운 사람이 바로 이런 영혼들이다.
성당에서 선종기도 요청? 허~ 누군가? 아~ 재동 2년 후배, 소화 데레사? 맙소사! 갑자기 새해가 되자마자 이런 일이? 한편으론 크게 놀랄 일만은 아니다. 그 자매님 긴 세월, 몸에 각종 병을 지니고 살았으니까… 그 남편 S 형제님이 옆에서 든든히 보살피며 살았는데… 결국은… 아~ 재동학교 추억의 자매님, 편안한 천국을 향한 여행이 되시길 바라며 선종기도를 바칩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이 자매님에게 선종하는 은혜를 주시어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영원한 천상 행복을 생각하고 주님을 그리며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