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일레븐’ 단상

어김없이 9월11일.. 그 드높던 파아란 가을하늘위로.. 벌써 6년전인가.. 하느님이시여.. 부디 부디 살피소서.  선과악의 존재는 분명히 있습니다.  악을 없이 하소서.  악을 멀리 하소서.

어느새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가 정신이 없다나는 분명히 세월을 가지고 장난을 하는 것일까?  세월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왜 내가 이렇게 세월을 ‘허무하게’ 보낸 것일까?  앞으로의 세월은 어찌할 것인가?  내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어떻게 생을 마감 해야 하는가?  어떻게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후회가 없을까?  어떻게 하면 하루 하루가 ‘늦게’ 가게 느껴질까?

아침 저녁은 이제 제법 싸늘하게 느껴진다.  낮은 아직도 신경질적으로 찌지만.. 이것도 일주일 후면 조금 수그러진다고 한다.  수경이 네가 왔을 때가 왜 이렇게 자꾸만 떠 오를까.. 다시 그들을 못 볼 것 같은 무슨 premonition 이라도 있는 것일까..  동네를 Tobey 토비와 걸을 때 특히 생각이 많이 난다.  사랑하는 아들네미를 데리고 천천히 걸으며 노래를 불러주던 그녀.. 수경아.. 행복하게 행복하게.. 많이 웃으며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 내길 바란다.

연숙의 허리가 이번에는 상상외로 심했던 듯 하다.  하도 ‘내가 보기에’ 아픈 표현을 ‘잘’ 하다 보니 나도 이제 그것에 적응이 되어서 웬만한 것은 거의 나 나름 대로 깎아서 해석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 진짜로 심하게 아픈 게 어떤 것인지 모르게 되었고.. 어떤 때는 웃음이 날 정도로 느낀다.  그렇게 요란하게 표현을 하면 본인은 조금 낫게 느끼겠지만 듣는 사람은 어떤가.  최소한 나는 듣는 사람을 생각하며 되도록 적게, 작게 표현을 하려는데.. 이게 정말로 반대적인 궁합이다.  이것만은 서로가 타협이 안 되는 듯 하다.  ‘불행’이다.  조금만 상대방의 감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텐데…

무려 열흘이 넘었다.  무언가 쾌적한 감정이 없었던.. 짜증스럽기만 하게 느껴지던 그런 나날들.  외관상의 ‘사건’이라면 연숙의 사무실과 우리 침실이 뒤바뀌고 모든 게 들추어진 상태, 처음 보다는 조금 정돈은 되었지만 아주 깨끗하게 바뀔것이라는 희망은 조금 사라지고 있다.  한마디로 ‘물건’이 너무나 많다.  그것을 없애거나 줄이기 전에는 거의 전과 다름이 없을 듯.. 하지만 침실이 조금은 어두워지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그런 좋은 점은 있다.  나도 몇년전에 ‘혁신적’으로 대부분의 자질구레한 것을 치웠지만 이게 가능하더라.  나와 연숙의 생각은 다르리라.. 나는 거의 인생을 끝낸다고 까지 생각하며 치웠지 않은가.  오늘 내가 이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며 정리를 시작하였다.  더 이상 물건찌꺼기가 나의 주변에 쌓이지 않도록 거의 신경질적으로 노력을 한다.  결과는 지금 차고에 있는 공구 류, 전자제품 류만 남았다.  최소한 내 서재 안에 있는 서류와, 책들은 나의 잘 조절을 하고 있다.  가급적 종이에 있는 ‘정보’류는 컴퓨터로 옮기려 노력을 하지만 그게 보기처럼 간단치를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