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아.. 아틀란타에 정녕 봄이 오고 있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고3때 국어책에서 본 시의 제목처럼.. 이번 겨울은 동서남북의 구별 없이 무차별하게 춥고 을씨년스러웠다. 하기야 Florida와 Hawaii를 제외한 전역이 눈이 덮여 있다고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런지 Obama의 global warming agenda도 따라서 조금 잠잠해졌나 할 정도다.

공식적으로 춘분이 거의 열흘이나 지나고 내일은 사월이다. 진짜 봄인 것이다. 새벽에 아직도 central heating이 나오긴 하지만 이제부터는 아주 따뜻한 낮과 아주 싸늘한 밤이 계속되는 건조한 그런 나날이 되지 않을까? 4월.. April shower brings May flower라고 오래 전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워서 나에게 써 먹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런 만큼 싸늘한 4월의 비도 연상이 된다.

하지만 나에겐 한국가곡 “사월의 노래”가 더 생각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자 음악 선생님이셨던 김 대붕 선생님이 좋아 하셨다던 가곡, 사월의 노래.. 우리들에게 정성스레 가르쳐 주셨다. 특히 작곡가이신 김순희교수님을 잊지 않을 정도로 언급을 하셨다. 혹시 그 교수님과 무슨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선생님 생각이 나곤 한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에 편지를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 노라

돌아 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없는 무지개 계절아

 

노래와 함께 가사까지 또렷이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지금 연세가 어느 정도나 되셨을까? 짐작에 아마 여든을 바라보실 연세가 아니실까. 그렇다면 요새 같은 세상에서는 건강만 좋으시면 큰 문제가 없으시리라. 기억에 선생님은 해방 직후에 고등학교 학생이셨다. 어떤 글에서 (아마도 중앙학교 교지에서) “국대안 반대 데모 때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서 뒤떨어 졌던 성적을 올렸다” 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내가 태어날 무렵이었다 그때 고등학생이셨으면 최소한 나보다 15살은 많았을 것이다.

내가 천주교 신자가 된 후에 가톨릭 성가 집에서 우연히 선생님의 이름을 보았다. 그래서 선생님이 천주교 신자임을 알았고 성심여대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음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중앙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실 당시에도 천주교 신자였을 것 같다. 물론 100% 확실치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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