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비구름이 잔뜩 낀 오전, 비가 조금씩 뿌리는 것을 보고 ‘둘이서’ 산책을 나중에 가려고 했지만 생각을 바꾸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우산을 가지고 일찍 나갔는데… 결국 비는 더 많이 내리고 나는 우산을 쓰고 걸었다. Ozzie는 그런대로 비를 맞고 걸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 그저 밖에서 걷는 것이 그렇게도 기쁜 모양… 오늘의 비는 아주 싸늘하게 내리는 것, 포근하고 가벼운 봄비라기보다는 추위를 예상하는 가을비의 느낌을 주어서, 아련한 감상에 젖기에 거의 완벽한 날처럼 느껴진다.
더 비가 오기 전에 산책을 시작했지만 이때부터 비는 더 많이 내리기 시작, 나는 우산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녀석은 조금씩 비에 젖으며 걷기 시작, 털이 워낙 길어서 그런지 문제가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비는 고만고만한 정도여서 큰 문제 없이 산책이 끝났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온통 초록색이 짙어지는 동네의 모습을 보는 것, 나쁘지 않구나~~
모처럼 잔뜩 흐린 새벽, 반갑다. 다시 포근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것 좋다. 오늘 아침 무렵에는 가랑비까지 예상되는데 혹시 꿈 속의 April Shower 는 아닐지… 그래 오늘 새벽 잠결에서 연숙이 ‘미사 쉬자’고 말하는 것, 나도 솔직히 반가워했다. 일단 가려는 노력은 한 거니까. 아마도 밭일을 생각하는 모양인데 만약 비가 예상보다 많이 내리면.. 그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내가 Ozzie와 알맞은 시간에 산책을 할 수만 있는 그런 비라면 쌍수로 환영한다.
이제 4월도 5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일단 ‘큰 작업’은 마무리가 되고 있으니까 조금은 안심이 되는데, 다음 것, 거의 2달 이상 밀리고 있는 것, 이것에 변화를 남겨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요즈음 ‘자신감’ 이 현저히 저하된 나의 불쌍한 모습을 본다. 꼭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쩔쩔매고, 미루고, 포기하는 악순환을 계속 경험하는 것이다. JUST DO IT, IT’S NOW OR NEVER 등등이 100% 사라진 것, 이것 어찌된 일인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차근차근 하나 둘, 한걸음 두 걸음… 이것들 다 어디로 갔는가? 어디로?
비록 나의 처음 목표였던 PHP8.x compatible WordPress Theme을 찾고 setup과 install까지 끝냈지만 생각처럼 이 작업의 여운은 강한 것인지, 서서히 WordPress Theme ‘internal’ 자체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겉에서 보는 것에서 아예 development쪽으로 감히 관심이 upgrade가 된 것인데… 어쩔 것인가? 이것은 예상치도 못한 ‘시간의 도둑’이 될 터인데… 아~ 하지만 됐다, 됐어… 이제는 이런 ‘작디 작은 것들’에 관심을 더 쓸 인생의 여유가 없지 않은가? 더 크고 높고 안 보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싶다.
어제 저녁부터 download를 시작했던 YouTube 한국어 해설 일본 드라마 비디오들, 대부분 YouTube에서 잠깐씩들 본 것들이지만, 이제는 그 지겨운 광고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이놈의 ‘레본 무비톡’ 이라는 곳에서 일찍 나왔던 것들을 잠시 제목들을 보게 되었는데… 아~ 대부분의 erotic, sexual 한 것들이 아닌가? 나는 이런 것들에 약한 것을 잘 알기에 일찍 피했는데.. 왜 나는 이렇게 약한 놈일까? 나 자신의 깊은 속을 내가 무서워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런 쪽은 ‘무조건 시각적으로 피하는 것’ 밖에 나에게는 방법이 없는데… 나의 숨은 악마는 이쪽 분야에서 나를 ‘아직도’ 넘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도움의 은총’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늘 날씨는 예상을 뒤엎고 하루 종일 음산하고 싸늘하고 축축한 그런 날이 되었다. 이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더 맛있는 커피 준비를 할 수 도 있었을 것 아닌가? 특별한 한 일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위도식한 것도 아니다. 앞쪽 잔디를 말끔히 trim 을 했으니까…
또 조심스럽게 나를 안심시키는 것이 있다면 17살 ‘할머니’ 양양이가 wet food를 점점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점점 양도 늘어나고 있는 듯 보인다. 그 동안 마르기 시작했던 몸집이 조금 전처럼 정상으로 돌아오기만 눈 빠지게 기다리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
이런 어둡고, 뼈 속이 시리듯 하게 을씨년스러운 날에는 배속까지 따뜻해지는 점심이 최고가 아닐까, 역쉬 이런 날에는 연숙의 전통적 homemade 짬뽕이 최고다. 각종 해물과 상당히 매운 국물의 조화… 이후 배가 너무 불러서 하기 싫은 것, 설거지도 간단하고…
이제는 더 미룰 수, 도망갈 수, 피할 수, 아니 그럴만한 낯짝이 없지 않은가? 1월 말부터 나의 인생살이, 어떻게 이렇게 매사를 미루며, 피하며, 못하며 사는 것인가 말이다. 유일한 이유를 찾자면 역시 과달루페의 ‘깊은 신앙적 체험’을 아직도 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면 왜? 아~ 역시 사진들을 정리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닌가? 아~ 정말 나는 왜 이렇게 소심한 인간인가? 얼마나 더 오래 살겠다고 이렇게 세월을 좀먹으며 사는가 말이다! 지금이 기회다. 하나라도 일단 시작을 하면 이후는 유기적, 자생적으로 혼자서 굴러가는 ‘일사천리’ 나의 특유의 에너지가 폭발할 것, 너도 잘 알지 않느냐?